특유의 대상선택과 회화적 방법론을 심화하고 있는 박노완 작가의 3번째 개인전

대상의 출처나 서사보다 그리는 방식 자체에 무게를 둔 신작 회화 18여점 소개

[문화뉴스 박은숙] 기체는 박노완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 '텅 빈 주머니를 헤집기전'을 갖는다. 주변의 사소한 대상들을 사진으로 수집해 캔버스에 옮겨 그리고, 뭉개기를 반복하며 작가 특유의 회화적 표면, 질감을 구현해온 그 간의 작업방식을 더욱 심화한다. 긁어 파서 뒤집어 흩거나 또는 이리저리 젖히거나 뒤적이는 것을 뜻하는 ‘헤집기’라는 말은 전시 전반에 걸쳐 연관된다. 버리지 못하고 오래 보관하고 있는 헤진 워커, 망가진 우산, 전단지, 교회 수건 등 보잘것없는 물건들을 그리되, 그것의 출처나 서사를 드러내기 보다 그려지는 방식 자 체에 무게를 두고 작업한 신작 회화 18여점을 선보인다.

구체적인 작업방식을 살펴보면, 먼저 작가는 고무액(아라비아 고무 가루, 수채용 바인더, 물, 물감, 건조용 에탄올을 섞어 만든)으로 흰색 밑칠을 하고, 형상을 재구성해 그린 후 뭉개기를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물로 농도를 옅게 하거나 붓롤러, 주걱, 손끝으로 표면을 헤집어가며 화면을 완성한다. 높이 3미터에 이르는 작품 <큰 수건>은 이미지의 형상은 흩어지고, 전면 추상화처럼 보인다. <말린 당근과 배춧잎> 역시 분명 특정한 형상과 정물의 형식에서 출발하고 있지만, (무수한 붓의 흔적에도 불구하고) 그 끝은 색의 출렁거림과 매끄럽고 얇은 화면으로 갈무리돼 있다. 연작으로 작업된 <교회 전단지 부분 no.1, 2, 3>, <수건 no.1, 2, 3>은 한 편으로 작업방식에서 대상과의 거리를 어떻게 선택할 것인지 뜯어 살피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반영한다.

“무언가를 모방하거나 대신하거나 닮아 있는 “모조의” 열화된 대상들에서, 그는 동시대의 회화가 취급되어 온 일련의 형편을 교차시켜 본다. 그가 마련한 회화의 평면적인 조건 속에서 대상이 흐릿해 질 때까지 수채 물감을 그렸다가 닦아내는 일은 열화된 형상을 단지 회화적으로 복원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는 오래된 수건만큼이나 뻣뻣해진 회화 자체의 오래된 표면을 녹이고 훼손시켜, 그 표면에서 뭔가 그릴 만한 얼룩이 더 남아 있는지를 살피며 스스로 얼버무림을 감수하는 중일 테다. 조금 더 추켜 세우자면, 회화의 얼룩을 상속받은 자로서 완수해야 할 일일 테니까 말이다.”_ 안소연 미술비평가, <오래된 수건은 뻣뻣하다> 부분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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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완(b.1987)은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 대학원을 수료했다. 스페이스 윌링앤딜링(2021, 서울), 공간가변크기(2018, 서울)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주요 단체전으로 갤러리 기체(2021, 서울), 원앤제이갤러리(2020, 서울), 윌링앤딜링(2020, 서울), 갤러리 SP(2019, 서울), 어쩌다갤러리2(2019, 서울) 등이 있다.

박노완 개인전 전시전경(Image courtesy of KICHE and Park Noh-wan)
박노완 개인전 전시전경(Image courtesy of KICHE and Park Noh-wan)
박노완 개인전 전시전경(Image courtesy of KICHE and Park Noh-wan)
박노완, 부츠_2022_watercolor on cavnas_130 x 130 cmCourtesy of KICHE © Park Noh-wan
박노완, 아이스크림 홍보 풍선,2022, Watercolor on canvas, 146 x 97 cm​​​​​​​​​​​​​​Courtesy of KICHE © Park Noh-wan
박노완, 아이스크림 홍보 풍선,2022, Watercolor on canvas, 146 x 97 cmCourtesy of KICHE © Park Noh-wan
박노완, 교회 전단지 부분 no.1,2022, Watercolor on canvas, 116.8 x 91 cm​​​​​​​Courtesy of KICHE © Park Noh-wan
박노완, 교회 전단지 부분 no.1,2022, Watercolor on canvas, 116.8 x 91 cmCourtesy of KICHE © Park Noh-wan

 



 
박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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