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F 인증 의무 시설 6,270개 중 24%에 인증받지 않아

장애인 화장실을 창고로 사용하고 있는 사례(자료=인재근 의원실)
장애인 화장실을 창고로 사용하고 있는 사례(자료=인재근 의원실)

[문화뉴스 차미경]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보건복지위원회)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BF 인증을 받은 시설들의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BF(Barrier Free :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란 장애인, 노인, 임산부, 어린이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장애를 가진 사람이 시설을 이용하는 데에 있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설계 및 시공관리를 했는지 평가하는 제도다. 흔히 장애인만을 위한 제도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BF 인증은 2008년 7월부터 보건복지부와 국토해양부의 공동 지침으로 시행됐다. 「교통약자법」과 「장애인등편의법」을 법적 근거로 두고 운영되며, 2015년 7월부터는 국가 또는 지자체에서 신축하는 공공시설과 공중이용시설은 의무적으로 BF 인증을 받아야 한다. BF 인증 및 사후관리는 해당 업무를 위탁받은 전문인력과 시설을 갖춘 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다. 현재 BF 인증기관으로는 한국장애인개발원,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한국생산성본부인증원, 한국부동산원, 한국교육녹색환경연구원, 한국환경건축연구원, 한국건물에너지기술원으로 총 8기관이 있다.

BF 인증절차는 예비인증과 본인증으로 나뉘어있다. 예비인증은 설계도면을 토대로 심사한다. 해당 심사를 통과해 예비인증서를 발급받으면 시설물 공사가 끝난 후 현장 심사를 통해 본인증을 받을 수 있다. 

2021년 6월 기준 BF 인증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시설은 6,270개이지만, 본인증뿐 아니라 예비인증조차도 받지 않은 시설은 1,527개로 전체의 24%에 달한다. 하지만 예비인증은 받았지만 본인증을 교부받지 못한 시설까지 하면 그 비율은 40% 정도이다. 여기에는 예비인증 당시 제출한 도면대로 시공하지 않은 시설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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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40% 정도 되는 시설의 경우 BF 인증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지만, 인증을 받지 않아서 받게 되는 불이익이 없다 보니 그대로 방치되는 게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작년 12월부터는 법이 개정돼 인증의무 및 유효기간연장 의무를 위반한 시설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작년 12월 이후 신축된 시설에만 적용돼 이미 시공 완료된 시설은 해당되지 않는다.

BF 인증을 받은 시설물의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 또한 문제다. 실제로 장애인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도록 창고로 쓰고 있거나, 출입문에 단차를 설치해 이동이 불편해지는 등 시설물을 변경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BF 인증기관에서 해마다 사후관리를 진행하고 있어도 인력에 한계가 있어 모든 시설에 대해 사후관리를 진행하기 어렵다. 실제로 BF 인증기관인 한국장애인개발원의 경우, 20명이 채 되지 않는 인력이 2021년에 540건의 인증 심사와 537건의 사후관리를 실시하는 등 업무 부담이 매우 큰 실정이다.

이에 BF 인증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과태료 부과뿐 아니라, BF 인증을 받은 시설에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등 유인책을 마련하는 게 병행돼야 한다. 기존에 완공된 시설 중 BF 인증을 받지 못한 곳에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적용되는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시설에 대해 사후관리가 철저하게 이루어지도록 인증기관의 인력 확충 역시 필요하다.

인재근 의원은 "의무적으로 BF 인증을 받아야 하는 시설이나 인증이 취소된 시설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장애인, 노약자 등의 이용이 힘든 공공시설이 많다”고 지적하며 "과태료 부과와 함께 BF 인증을 받은 시설에 인센티브를 적용하고, BF 인증기관의 인력을 확충해 이 인증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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