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삶의 축소판이다.

고민은 치열하게, 삶은 여유롭게.

고딕 양식의 쾰른 성당은 꼭 가보고 싶었던 여행지 중 하나였다.
고딕 양식의 쾰른 성당은 꼭 가보고 싶었던 여행지 중 하나였다.

여행은 삶의 축소판이다. 여행하면서 느낀 점이다. 떠나려면 생각해야 한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것을 포기할 수 있는지. 자본이 많다면, 거의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 투자할 수 있는 것이 한정된 상황에서는 선택해야 한다. 정보를 얻고, 덜 중요한 것을 가려내야 한다. 준비가 필요하다.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무엇을 경험하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

쾰른 지역맥주인 쾰쉬(Kölsch)는 깔끔한 맛이다.
쾰른 지역맥주인 쾰쉬(Kölsch)는 깔끔한 맛이다.

쾰른에 갔다. 통일 기념일이었다. 비가 왔다. 상점이 대부분 문을 닫았다. 친구들은 그 이유로 함께하지 않았다. 무작정 떠났다. 일주일에 한 번은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쾰른에 도착해 마주한 것은 거대한 대성당과 문을 닫은 상점, 흐릿한 날씨뿐이었다.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시점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했던 것일까.

여행이란 단어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어떤 여행을 하고 싶은지를 생각하지 않으면 만족을 얻기 어렵다. 음식, 문화, 날씨 등 사람마다 기준은 제각각이다. 무작정 떠나면 가치 있는 여행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다소 안일한 것이었다. 자신을 알아야 한다. 여행지를 조사하는 것은 그다음이다. 취향에 관해 생각해보게 됐다. 여행하며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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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인 줄 알고 산 것이 물티슈였다.
향수인 줄 알고 산 것이 물티슈였다.

충분히 고민하지 않으면 유명한 것에 몸을 맡기게 된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역 앞에 있는 대성당을 보고 감탄하다가, 지나가던 분께 사진찍어달라고 부탁했다. 흐린 날씨를 아쉬워하면서 칼바람을 맞았다. 그러다가 유명하다는 쾰쉬 맥주와 추로스를 먹었다. 유명한 향수 가게 오드콜로뉴(EAU DE COLOGNE)에 갔다. 향수인 줄 알고 산 것이 물티슈였다.

스테인드 글라스에 새겨진 그림들이 벌써 익숙하게 느껴졌다.
스테인드 글라스에 새겨진 그림들이 벌써 익숙하게 느껴졌다.
쾰른 성당 내부는 아름다웠다.
쾰른 성당 내부는 아름다웠다.

삶도 비슷하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하지 않고 내던져진 곳에서 원하는 것들을 찾을 리 없다. 생각하지 않고 행동했을 때 행복을 만날 수 없다. 내가 원하는 것과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장소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치열해야 하는 것은 삶이 아니라, 고민의 과정이다. 고민은 치열하게, 삶은 여유롭게. 좌우명 비슷한 것이 됐다. 여행을 통해 문장을 얻는다.

높이 솟아있는 쾰른 성당 내부는 웅장함을 느끼게 한다.
높이 솟아있는 쾰른 성당 내부는 웅장함을 느끼게 한다.

오랜만에 여행이다. 지금까지 못 한 여행을 몰아서 하는 기분이다. 그런데 막상 여행을 시작하려고 하면 생각할 것들이 많다.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 그 과정을 통해서 태도가 생긴다. 모든 것들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 고민하되, 강박은 버린다. 집착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쩌면 삶을 지나면서 가져야 하는 태도인지도 모르겠다. 삶은 여행이다. 여행은 삶이다.



 
최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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