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선명하게, 딥 필드 우주 이미지
별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용골자리 성운
별은 어떻게 죽을까? 남쪽 고리 성운
은하가 은하를 잡아먹는다? 스테판 5중주
물이 있는 같은 행성을 찾아라, WASP-96 b

[사진=NASA]

[문화뉴스 권성준 기자]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우주로 발사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첫 작품이 발표됐다. 지난 12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제임스 웹 망원경이 촬영해 지구로 전송한 첫 번째 사진 5개를 공개했다. 제임스 웹 망원경은 지구에서 대략 150만 km 떨어진 'L2 라그랑주 점'에 위치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과 유럽우주국(ESA), 캐나다 우주국(CSA)는 제임스 웹 망원경의 개발에 22년간 100억 달러, 한화로 약 12조 원을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이들이 제임스 웹 망원경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한 이유는 노후화된 허블 망원경을 대신할 우주망원경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허블 망원경은 1990년에 쏘아져 비교적 낮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 반면 제임스 웹 망원경은 최신 첨단 장비들을 탑재하고 우주로 나갔다. 과연 허블 망원경과 얼마나 다른지 새로운 사진과 기존 사진을 비교해 봤다.

▶ 보다 선명하게, 딥 필드 우주 이미지

[사진=NASA, 딥 필드 이미지 - 제임스 웹 망원경이 찍은 사진]
[사진=NASA, 딥 필드 이미지 - 제임스 웹 망원경이 찍은 사진]

딥 필드 이미지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우주의 빈 공간을 사진으로 찍었을 때 보이는 아주 멀리 떨어진 은하들의 사진들을 의미한다. 렌즈를 장기간 노출시켜 찍을 경우 일반적으로 만 개에 달하는 은하들이 찍히게 된다. 사진에 찍힌 은하들은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은하들이며 130억 년 전 우주가 생성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초기 우주 은하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번에 제임스 웹 망원경이 찍은 딥 필드 이미지는 'SMACS 0723 은하단'을 찍은 것으로 은하단의 거대한 질량이 중력 렌즈 현상을 일으킨 점이 두드러진다. 중력 렌즈 현상은 중력에 의해 시공간이 휘어지고 휘어진 공간을 따라 빛이 진행해 결국 빛의 경로가 휘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래서 거대 질량을 가지는 천체가 마치 렌즈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력 렌즈 현상으로 불린다.

[사진=NASA, 딥 필드 이미지 -  허블 망원경이 찍은 사진]
[사진=NASA, 딥 필드 이미지 - 허블 망원경이 찍은 사진]

중력 렌즈 현상 때문에 은하단의 은하는 실제 크기보다 더 크게 보이고 있으며 사진의 은하는 우주의 나이가 10억 년도 채 못 된 시기의 사진이라고 나사는 설명했다. 과거에 출발한 은하의 빛이 수 십억 년을 날아와 지금 도달했기 때문에 과거 우주의 모습을 담고 있다. 또한 이 시기에 우주에 처음으로 은하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생각되며 따라서 사진 속 은하들은 우주 초기에 형성된 최초 은하들이다.

과거 허블 망원경이 찍은 같은 지역 딥 필드 사진과 비교해 보면 제임스 웹 망원경의 사진이 훨씬 선명하다. 이는 제임스 웹 망원경이 허블 망원경보다 훨씬 더 긴 파장의 적외선까지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진은 제임스 웹 망원경이 감지할 수 있는 가장 긴 파장 대역으로 촬영한 것으로 제임스 웹 망원경이 허블 망원경보다 더 멀고 어두운 우주를 관측하기에 적합하다.

▶ 별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용골자리 성운

[사진=NASA, 용골자리 성운 - 제임스 웹 망원경이 찍은 사진]
[사진=NASA, 용골자리 성운 - 제임스 웹 망원경이 찍은 사진]

성운은 우주의 먼지와 수소 같은 성간 물질들이 중력으로 모여 만들어진 구름을 의미한다. 용골자리 성운은 천구 상의 용골자리 방향에 여러 개의 성운이 대규모로 복잡하게 형성되어 있는 부분을 일컫는다. 오리온자리 성운보다 4배나 크지만 남반구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성운이다.

성운을 형성하는 성간 물질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중력의 영향으로 서로 뭉치다 결국 별을 형성한다. 그래서 많은 성운에는 별이 태어나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는 용골자리 성운에서도 마찬가지다. 성운의 끝부분에 있는 밝은 별이 용골자리 성운에서 탄생하고 있는 별 'NGC 3324'다. 이 별은 기존 허블 망원경으로도 발견할 수 있었지만 제임스 웹 망원경은 기존에는 볼 수 없는 부분들을 더 추가로 볼 수 있다.

[사진=NASA, 용골자리 성운 - 허블 망원경이 찍은 사진]

허블 망원경은 성간 물질이 두터운 부분은 빛이 가려져서 그 너머를 볼 수 없었지만 제임스 웹 망원경은 민감도가 더 높은 센서를 사용해 가려져있었던 부분까지 관측할 수 있다. 실제 사진에서도 기존에 보이지 않았던 성운 너머의 별과 은하들이 보인다. 특히 별이 탄생하는 영역은 성간 물질이 많이 모여있어 주변은 가려지고 별은 붉은 점으로만 보인다. 그래서 초기 별의 형성 단계를 연구하기 어려웠지만 제임스 웹 망원경은 초기 별의 탄생을 관측할 수 있다고 나사는 밝혔다.

기존에는 성운의 가장자리가 움직이면서 천천히 먼지들을 누르다가 불안정한 상태의 물질을 만나면 급격히 압력이 증가하고 물질들을 붕괴시켜 별의 탄생의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과정은 오히려 별의 탄생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주 섬세한 균형이 맞춰질 경우 별이 생성된다. 제임스 웹 망원경은 NGC 3324를 통해 별의 형성 조건을 연구하고 성운에서 형성되는 별의 개수와 별이 형성되는 질량에 대한 질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별은 어떻게 죽을까? 남쪽 고리 성운

[사진=NASA, 남쪽 고리 성운 - 제임스 웹 망원경이 찍은 사진]

제임스 웹 망원경은 별의 탄생뿐만 아니라 별이 죽는 과정 또한 밝혀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남쪽 고리 성운은 남반구 돛 자리 방향에서 볼 수 있는 행성상 성운이다. 행성상 성운은 늙은 적색 거성의 외피층이 팽창해 형성된다. 적색 거성은 수명이 거의 다 끝나갈 무렵이 되면 별 자체의 뜨거운 열로 인해 팽창한다. 결국에는 팽창한 대기층이 주변으로 흩어지고 가운데 뜨거운 별의 핵만 남는다.

이번 사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중심부의 밝은 별은 이미 수천 년간 가스와 먼지를 고리 형태로 방출했으며 나사는 제임스 웹 망원경이 성운의 고리가 별에서 방출된 먼지로 이루어져 있음을 최초로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나사는 제임스 웹 망원경은 별들이 죽어가는 과정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특히 먼지들이 어떤 분자로 이루어졌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NASA, 용골자리 성운 - 허블 망원경이 찍은 사진]

제임스 웹 망원경은 두 가지 다른 파장의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남쪽 고리 성운을 촬영했는데 특히 MIRI(Mid-Infrared Instrument)로 촬영한 사진은 성운 중심이 두 개의 별로 이루어져 있다는 밝혀냈다. 기존 허블 망원경으로는 옆에 작은 별이 보이는 정도만 확인할 수 있었으며 두 별이 같이 성간 물질에 둘러싸여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성운은 두 별 중 작은 별이 먼저 붕괴되어 방출된 것이며 두 별이 서로 공전하면서 먼지들을 휘저어 놓아 지금과 같은 구조를 이루고 있다. 더 밝은 별은 아직까지 붕괴되지 않았으며 미래에 붕괴되어 자신의 행성상 성운을 만들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작은 별의 방출을 역추적해 남쪽 고리 성운의 과거를 조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은하가 은하를 잡아먹는다? 스테판 5중주

[사진=NASA, 스테판 5중주 - 제임스 웹 망원경이 찍은 사진]

스테판 5중주는 페가수스 자리 인근에서 볼 수 있는 5개의 은하가 모여있는 은하군을 의미한다. 실제로는 4개의 은하만 모여있고 1개의 은하는 우연히 같은 방향에 있어 함께 보인다. 사진에서 가장 왼쪽에 위치한 'NGC 7320' 은하가 따로 떨어져 있는 은하이다. NGC 7320은 지구에서 4천만 광년 떨어져 있지만 나머지 4개 은하는 2억 9천만 광년 떨어져 거리 차이가 있다.

나사는 제임스 웹 망원경을 통해 이들 은하계의 상호작용을 조사하고 이 상호작용이 어떻게 초기 우주에서 은하의 진화를 이루어냈는지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하의 병합 과정은 은하가 어떻게 진화하는지에 대해 매우 중요하며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어떻게 새로운 별을 형성하는지 혹은 반대로 어떻게 방해하는지 자세히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NASA, 스테판 5중주 - 허블 망원경이 찍은 사진]

특히 제임스 웹 망원경은 뛰어난 적외선 센서와 공간 분해능으로 허블 망원경에선 볼 수 없는 세부 사항을 파악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가까운 네 은하 중 하나인 'NGC 7318B'가 성단을 뚫고 나올 경우 만들어질 거대한 충격파를 포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NGC 7319' 은하는 중심에 태양 질량의 2400만 배에 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을 가지고 있는데 이 블랙홀은 나머지 은하의 물질을 흡수하고 있다. 흡수하는 과정에서 태양 400억 개 분량의 빛을 방출하고 있으며 현재 제임스 웹 망원경은 이 블랙홀을 관측하고 있다. 제임스 웹 망원경에는 근적외선 분광기와 중적외선 기기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 장비들은 마치 MRI처럼 블랙홀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과학자들은 초대질량 블랙홀이 물질을 흡수하고 성장하는 과정 그리고 지금까지 미스터리였던 물질을 분사하는 과정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물이 있는 같은 행성을 찾아라, WASP-96 b

[사진=NASA, 스테판 5중주 - 제임스 웹 망원경이 찍은 사진]
[사진=NASA, WASP-96 b 관측 데이터] 

'WASP-96 b'는 우리 은하에서 발견된 외계행성 중 하나로 남반구 피닉스 자리 방향으로 약 115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별의 행성이다. 우리 은하에는 대략 5000개 정도의 행성이 발견됐다. 행성의 질량은 목성의 절반 미만이고 지름은 1.2배 더 크며 500도 이상의 고온을 가지고 있다. 크기에 비해 대기가 옅어 상당히 부푼 상태로 추정된다. WASP-96 b는 수성과 태양 사이의 거리의 1/9에 달하는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공전하고 있어 이 행성의 1년은 3일 반 정도이다.

WASP-96 b는 큰 크기, 짧은 공전 주기, 부풀어 오른 대기와 같은 성질로 인해 대기 관측에 이상적인 행성으로 손꼽힌다. 이번에 제임스 웹 망원경은 행성의 대기를 관측해 WASP-96 b의 대기에 물이 존재함을 밝혀냈다. 허블 망원경은 지난 20년 동안 수많은 외계 행성의 대기를 분석해 겨우 2013년에 최초로 물을 명확하게 감지했지만 제임스 웹 망원경은 허블 망원경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

제임스 웹 망원경은 행성이 별을 가로질러 이동할 때 행성의 대기를 통과한 별빛과 행성이 별 옆에 있을 때, 즉 대기를 통과하지 않은 별빛을 비교해 대기를 분석했다. 빛이 대기를 통과할 경우 빛이 살짝 어두워지는데 연구원들은 이 밝기 변화 그래프를 기반으로 행성 대기에 있는 주요 분자들을 측정한다. 사람들을 지문과 DNA를 통해 구분하는 것처럼 원자와 분자도 빛을 흡수하는 패턴을 통해 분석할 수 있다고 나사는 밝혔다.

제임스 웹 망원경을 이루는 금도금 거울은 외계 행성에서 오는 적외선을 효율적으로 모으며 탑재된 적외선 감지기 'NIRISS'는 아주 작은 빛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NIRISS는 천분의 일 마이크로미터 수준까지 색상을 구분할 수 있으며 밝기는 수만 분의 일 단위까지 구분할 수 있다고 나사는 밝혔다. 또한 L2 라그랑주 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지구 대기의 영향을 받지 않아 더욱 깨끗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NIRISS를 통한 관측은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대기를 가진 외계 행성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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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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