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 X 안드레아스 오텐자머

글 : 여홍일(음악 칼럼니스트)

국내 관객들에게 클라리네티스트로 이미지가 그동안 짙었던 안드레아스 오텐자머가 KBS교향악단의 지휘를 통해 지휘자로서 국내에서 성공적 데뷔를 했다.

지난 7월 9일 토요일 오후 5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있은 KBS교향악단 마스터스 시리즈 III은 세계적 클라리넷 연주자 안드레아스 오텐자머가 지휘, 편곡, 클라리넷 연주자 3인 역할을 맡은 주역으로 무대에 올랐다.

한 무대에서 지휘와 클라리넷 연주의 병행이 자신에게 큰 도전이자 모험이기도 하다고 피력했던 오텐자머는 초반의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주곡 세곡이 다 연계돼있는 특징을 보여주며 예전의 지휘와 연주를 병행했던 연주자들의 무대를 뛰어넘는 인상적 연주로 차후에 지휘와 클라리넷 중 무엇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지휘자의 길을 가겠다는” 자신의 당찬 답변에 부응하는 지휘 무대를 선보였던 것 같다. 

오텐자머에 대한 관심 효과가 티켓구매력에 영향을 미쳤다!

클라리넷 연주자 무대가 롯데콘서트홀이나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같은 대형 클래식 공연장의 객석을 관객으로 다 채우는 것은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클라리넷 연주가 오케스트라 관현악 연주나 피아니스트의 공연 및 바이올린의 레퍼토리들이나 첼리스트의 연주회만큼 그렇게 관객흡인력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이런 케이스로는 지난 5월 14일 토요일 저녁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손열음 조성현 듀오 리사이틀에서도 볼 수 있었는데,

플루티스트 조성현은 이날 라이네케의 발라드 Op.288의 연주에 이어 드뷔시의 솔로 플루트를 위한 ‘시링크스’, 루치아노 베리오의 ‘세쿠엔차’, 풀랑의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그리고 앙드레 졸리베의 ’리노의 노래‘등 일반인들이 잘 접할 수 없었던 플루트 곡들의 연주로 무대 전면에 나서며 플루트가 주 역할을 새롭게 담당하는 것을 보여주면서 빈 좌석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플루트 연주회로 전후반 무대를 다 책임질 수 있다는 좋은 선례(先例)를 남겼다.

안드레아스 오텐자머가 자신이 편곡한 멘델스존의 클라리넷과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버전 ‘무언가’ 중 발췌곡들을 클라리넷 연주로 이끌고 베버의 오베론 서곡 및 후반부에 멘델스존 교향곡 3번을 지휘한 이 날 무대도 이런 클라리넷 악기상의 관객흡인력 면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객석들이 고루 대부분 차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너무 드라마틱하고 무거운 지휘보다 곡의 기쁨과 역동적 라인 강조한 안드레아스 오텐자머. (사진 KBS교향악단)
너무 드라마틱하고 무거운 지휘보다 곡의 기쁨과 역동적 라인 강조한 안드레아스 오텐자머. (사진 KBS교향악단)

 

이는 지난 5월의 손열음 조성현 듀오 리사이틀이 손열음이라는 스타급 피아니스트가 가세한 효과를 부인할 수 없었는데 이번 KBS교향악단과의 안드레아스 오텐자머 지휘 클라리넷 공연도 오텐자머에 대한 관심 효과가 티켓구매력에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고 개인적으로 분석하고 싶다.

많이 알려졌다시피 안드레아스 오텐자머는 그만의 독특한 음악성과 더불어 클라리넷 연주자, 음악감독, 그리고 지휘자를 오가는 다재다능한 만능 아티스트의 면모로 청중과 비평가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 이번 KBS교향악단과의 지휘 협연 무대에서도 관객들을 롯데콘서트홀의 KBS교향악단과의 그의 무대로 잡아 이끌게 한 것 같다.

이 시대 최고의 클라리넷티스로 촉망받는 오텐자머는 세계 각지의 주요 콘서트홀에서 마리스 얀손스, 사이먼 래틀, 안드리스 넬손스, 야닉 네제-세갱, 다니엘 하딩등 거장들의 지휘로 베를린필, 빈필하모닉,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 런던 필하모닉, 서울시향, NHK교향악단 등과 협연하며 연주자로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이미지로 국내 애호가들에게 심어져 있다.

너무 드라마틱하고 무거운 지휘보다 곡의 기쁨과 역동적 라인 강조

주목할 만한 것은 지난주 몬트리올 심포니와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이 잇따라 열려 KBS교향악단 공연에 많은 관객이 빠질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런 일부의 시선을 비웃듯 관객석 대부분을 채우는 KBS교향악단 고정고객층의 충성과 교향악단 연주에 대한 일종의 resilience(탄력)을 바라보면서 무시할 수 없는 KBS교향악단의 연주력과 위상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KBS교향악단 마스터스 시리즈III 무대에 오른 안드레아스 오텐자머 무대는 내게는 지휘자로서의 무대가 더 무게감 있게 다가왔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리듬을 잘 타는 훈남 지휘자의 이미지를 표출하기 시작한 안드레아스 오텐자머의 베버의 오베론 서곡 지휘는 국내 관객들에게 춤추듯 유려하게 지휘를 이끄는 지휘자 상을 알리는 예고편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오텐자머는 KBS교향악단의 사전 공연 대담 녹화영상인 Nice to Matthew를 통해 밝힌 것처럼 첫 곡 베버의 ‘오베론 서곡, J.306’에서는 너무 드라마틱하고 무겁게 지휘를 이끄는 것보다 곡의 기쁨과 역동적인 라인을 강조하는 지휘를 이끌었으며,

이런 지휘 스타일은 감정을 격하게 표현하지 않으려는 멘델스존의 ‘무언가’ 중 발췌곡들의 지휘나 ‘간결한 아름다움’이 특징인 멘델스존의 교향곡 3번 ‘스코틀랜드’의 지휘까지 균형을 잡으려는 지휘로 이어졌다. 

연주자가 지휘를 겸해 무대에 오른 케이스들은 노르웨이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의 예전 고양어울림극장에서의 베토벤 협주곡 무대나 영국 피아니스트 프레디 켐프의 역시 코리안오케스트라(현 국립심포니)와의 피아노 협주곡 무대, 국내 연주자로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KBS교향악단 지휘를 통해 지휘계에 뛰어든 기억들이 있지만,

클라리넷스트로서는 국내 관객들로서는 처음 대면이어서 특히 안드레아스 오텐자머의 지휘자로서 매력은 멘델스존 교향곡 제3번 지휘로 관객들에게 지휘자로서 더 어필하는 느낌을 받았다.

오텐자머의 박력 있는 지휘에 매료된 일부 관중들은 신음에 가까운 브라보를 터뜨려 오텐자머의 지휘자로서 국내 무대 데뷔가 매우 성공적이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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