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 예능'이자 예능 시장의 '대기업'
자유롭게 일상 혹은 '사랑', '이별', '이혼' 등 구체적 콘셉트
프로그램이 갖는 사회적 영향력 간과해선 안 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문화뉴스 정승민 기자] 예능을 장르별로 들여다보고 각각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를 살펴보는 '예능 골라 담기' 시리즈.

첫 번째 주제로는 SBS '골 때리는 그녀들', JTBC '뭉쳐야 스포츠 시리즈' 등 현 예능 시장에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스포츠 예능'에 대해서 살펴봤다.

'예능 골라 담기' 시리즈 두 번째 주제는 '리얼리티 예능'이다. 리얼리티 예능은 '관찰 예능'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예능 시장의 '대기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대표 프로그램을 보면 MBC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 SBS '미운 우리 새끼' 등 거물급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과 같은 리얼리티 예능은 관찰 카메라를 통해 담은 출연진의 일상을 패널이 시청자의 입장으로 보면서 전개하는 콘셉트다. 같은 사람이지만 '연예인'이라는 직업에서 오는 일종의 환상이 있을 수 있고, 꼭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요소다.

실제로 평범한 일반 사람들과 다르지 않게 만화카페에서 음식을 시키고 맛있게 먹는 MBC '나 혼자 산다' 속 배우 성훈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켜 친근한 이미지를 형성했다. 그리고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개그우먼 이영자가 맛집을 돌아다니며 형성된 '이영자 맛집' 아카이브가 하나의 영향력 있는 콘텐츠가 될 정도.

하지만 최근 리얼리티 예능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진 않는 모양새다.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의 경우는 어느샌가 변해버린 콘셉트로 연예인들의 호화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런 점이 시청자들에게 열등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일부 시각에서 비판받기도 한다.

그리고 최근 '연애', '이혼', '가족' 등 인간의 감정이 직접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리얼리티 예능이 많아지면서 리얼리티 예능이라는 장르는 두 측면으로 세분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번 '예능 골라 담기' 시리즈에서는 두 번째 주제로 '리얼리티 예능'을 살펴보고 그 특징에 대해 살펴본다.


'리얼리티 예능'도 '스포츠 예능'처럼 하나의 장르로 볼 수 있지만, 최근 '리얼리티 예능'은 앞서 언급했듯 두 유형을 띠고 있다.

첫 번째는 MBC '나 혼자 산다', SBS '미운 우리 새끼' 등과 같이 관찰 카메라 형식으로 자유롭게 출연진의 일상을 담는 리얼리티 예능이고, 두 번째는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MBN '돌싱글즈' 등과 같이 관찰 카메라 형식은 동일하나, 일상이 주제라기보다는 '사랑', '이별', '이혼' 등으로 비교적 콘셉트가 잡혀있는 프로그램들이다.

본 내용에서는 리얼리티 예능을 이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고, 전자부터 살펴보기로 한다.

MBC '나 혼자 산다'

사진=MBC 나 혼자 산다
사진=MBC 나 혼자 산다

리얼리티 예능의 대표적 선두 주자라고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MBC '나 혼자 산다'는 올해로 방영 9년 차에 접어든 장수 예능이다. 긴 시간 동안 방영한 만큼 프로그램에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기도 했다.

우선 출연진 구성도 바뀌었으며, 프로그램 콘셉트가 추구하는 방향 또한 달라졌다. 초기에는 연예인이라도 혼자 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쓸쓸하고 외로운 독거 생활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제는 고급 주택 등에서 호화롭게 사는 연예인의 모습을 비롯해 지인들과의 교류, 취미 생활 등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에는 독신 가구의 현실적인 모습을 잘 담아내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가 있었던 반면, 현재는 연예인들의 호화스러운 삶을 많이 보여주고 있어 '나 혼자 잘산다'에 가깝다는 평가도 있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사진=MBC 전지적 참견 시점
사진=MBC 전지적 참견 시점

이 프로그램은 매니저의 제보가 더해진 연예인의 일상을 관찰하며 이를 다루는 것을 콘셉트로 한다.

연예인의 일상을 다룬다는 콘텐츠는 이미 같은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시도했었지만, 이에 매니저와의 케미를 덧붙였다.

주로 매니저의 경우는 방송에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가볍게 언급되거나 일회성 장면으로 그치기 마련이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매니저는 출연자 역할까지 맡고 있다. 그래서 보통 다루지 않았던 매니저의 모습을 담으면서 그들의 매력을 보여줬고,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매니저에게 논란이 생겨 담당 연예인과 프로그램에 악영향을 끼친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매니저는 출연자이기도 해서 프로그램에 미치는 영향은 컸다.

SBS '미운 우리 새끼'

사진=SBS 미운 우리 새끼
사진=SBS 미운 우리 새끼

이 프로그램도 연예인의 일상을 관찰하는 예능으로 타 리얼리티 예능과 기본적인 콘셉트는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보통 연예인들이 주를 이뤘던 패널에 출연자 어머니를 등장시켜 리얼리티 예능 시장에서 독자성을 추구하였다.

출연자들은 MBC '나 혼자 산다'와 비슷하게 미혼이거나 결별한 사람들로, 이들이 홀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리고 패널로 출연하는 출연자 어머니들의 입담 또한 시청 요소 중 하나다. 타 프로그램들의 경우 친분 있는 동료 연예인들이 패널로 참여해 출연자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SBS '미운 우리 새끼'는 출연자 어머니가 패널로 출연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고, 어머니의 시각으로 일상을 지켜본다는 참신함에 특징이 있다.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사진=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사진=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는 출연자를 '연예인'이라는 광범위한 개념보다 '보스'라는 개념으로 한정 지었다는 점에서 다른 리얼리티 예능과 차별점을 갖는다.

보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노동 현장, 그리고 직원들과의 관계를 관찰하면서 본인은 갑질을 일삼는 악덕 리더인지 원만하게 이끌어가는 리더인지 이야기를 나눈다.

이 프로그램은 시의성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최근 노동 현장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리더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 일반 사람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피드백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릴 수 있기 때문에 취지 면에서 의의가 있다.


다음은 후자에 속하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출연자의 일상을 관찰한다는 점에서 콘셉트는 유사하나, '사랑', '연애', '이혼', '가족' 등 인간의 본성과 직결된 부분으로 특정 짓고 일상을 담는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사진=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TVING
사진=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TVING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는 의뢰인의 제보를 바탕으로 아이의 생활을 관찰하고 이에 대해 처방을 내려주는 육아 프로그램이다.

과거 이와 비슷한 프로그램이었던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통해 유명해진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아이의 생활을 관찰한 뒤 원인을 진단하고 처방을 내려주는 것이 주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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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사진=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2/TVING
사진=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2/TVING

이 프로그램은 한때 부부였지만 이혼한 연예인들이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리얼리티 예능이다.

우선 '이혼'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방송에서 이혼이라고 한다면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거나 유머로써 승화돼 암묵적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공중파 예능에서도 언급이 잦아지는 편이고, 예능 프로그램 콘셉트로도 사용되는 등 이혼이라는 주제가 점차 콘텐츠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는 이혼을 직접적으로 콘텐츠 소재로 활용한 첫 번째 예능이라고 할 수 있다.

이혼에 대해 개방적인 외국과 다르게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우리나라 정서상 예능 시장에서 획기적이고 도전적인 시도를 보여준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MBN '돌싱글즈'

사진=MBN 돌싱글즈3/TVING
사진=MBN 돌싱글즈3/TVING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가 별다른 가미 없이 이혼 후 실황을 다뤘다면, MBN '돌싱글즈'는 '이혼'과 '연애'를 섞은 리얼리티 예능이다.

힘들어할 것 같은 이미지가 우선으로 연상될 것 같은 이혼한 사람들을 모아놓고 짝을 짓는 매칭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본다면 채널A '하트 시그널'이나 SBS '짝'의 틀에 '이혼'이라는 주제를 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프로그램 콘셉트를 통해 본다면 '이혼'을 둘러싸고 있는 어둡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나름 무겁지 않게 해소하려고 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TVING '환승연애'

사진=환승연애/TVING
사진=환승연애/TVING

이 프로그램도 기본 틀은 채널A '하트 시그널'과 유사한 매칭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성과 교제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끼리 진행했던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이별'한 커플을 모아놓고 함께 생활하게 해 그 안에서 새로운 인연을 찾는 콘셉트로 진행된다.

SBS Plus, ENA PLAY '나는 솔로'

사진=SBS Plus 나는 솔로
사진=SBS Plus 나는 솔로

이 프로그램의 주제는 '결혼'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연애를 목적으로 했던 매칭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연령대도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됐다 보니 결혼 상대를 찾는 것을 콘셉트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큰 틀을 놓고 볼 때 출연자들의 합숙 생활을 관찰하며 패널들의 의견을 덧붙이며 진행하는 양식은 다른 매칭 프로그램들과 큰 차이가 없다.


리얼리티 예능의 '공통점'?

리얼리티 예능이 두 가지 측면으로 세분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놓고 봤을 때 큰 틀은 비슷하다.

출연진이 살아가는 모습을 패널이 일종의 '시청자' 입장으로 관찰하며 진행된다는 점에서 유사한 것이다.

이런 큰 틀을 유지함과 동시에 참여자의 특성이나 진행 방식에 조금씩 차별점을 주면서 프로그램마다 생존해오고 있다.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을 본다면, MBC '나 혼자 산다', SBS '미운 우리 새끼',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등 현 예능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다.

프로그램의 큰 틀은 비슷하지만 결국 내용은 출연자의 삶으로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저마다 매번 색다른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특징으로 시청자는 형식 면에서는 단조로움을 느낄지 모르겠으나 내용 면에서는 그렇지 않다. 출연자마다 개성이 있고,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일률적이기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얼리티 예능은 사건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시청자들이 꾸준히 소비한다는 특징이 있다.

점점 자극적으로 치닫는 콘셉트

리얼리티 예능의 큰 틀에는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경쟁력, 즉 시청률을 확보하는 데는 콘셉트에서 차별성을 주는 게 중요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출연자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것에서 '이혼'이라는 소재를 예능 콘셉트로 설정한 것도 그렇고, 기존에 연인이었던 사람들을 모아놓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직접 보게 하는 잔인한(?) 소재도 콘셉트로 설정한 것을 볼 때 점점 소재를 자극적으로 설정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리얼리티 예능으로서 생존하려면 이런 방향을 추구하는 것은 필연적이겠지만, 프로그램이 갖는 영향력을 간과해선 안 된다.

프로그램은 사회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기에 자극적인 콘셉트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음을 우려해야 한다.

그리고 신경 써야 할 건 이런 거시적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별', '이혼' 등을 콘셉트로 다루며 받는 상처는 결국 출연진이 감당해야 할 몫이 되어버린다.

방송은 단지 출연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상 자료와 이에 수반된 수많은 콘텐츠가 출연자들에게 가시 돋친 부메랑으로 되돌아갈 수 있기에 제작진 측에서 출연자 케어를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이다.



 
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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