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대구문화창작소 불혹지무 시리즈
대구 지역 40대 춤꾼 여섯 명이 스스로의 춤을 돌아보는 무대

글/사진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지란지교의 향기를 품은 춤, 불혹지무(不惑之舞) 세 번째’ 무대가 대구 퍼팩토리소극장에서 지난 6월 19일에 열렸다.

▷故 김소희 선생의 입소리(口音)에 춤은 얹은 또 다른 질감의 입춤, 입 – 입소리에 춤을 얹다(출연 편봉화), ▷경기무속춤으로 민속무용 살풀이춤의 원초형인 도당(都堂) 살풀이, 도살풀이춤(출연 박성희),

 

1. 불혹지무 시리즈 3 - '입' 편봉화, '도살풀이춤' 박성희 ⓒ이재봉
1. 불혹지무 시리즈 3 - '입' 편봉화, '도살풀이춤' 박성희 ⓒ이재봉

 

▷박재희 선생이 부채를 활용해 안무한 입춤 형식의 작품, 가인여옥(출연 서보근),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제9호로 긴 수건을 활용하는 권명화 선생의 살풀이춤(출연 박진미),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염원하는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한영숙류 태평무(출연 장윤정), ▷故 임이조 선생이 즉흥적인 춤에 허튼가락 장단을 맞춘 화선무(출연 이정진). 차례대로 한국 전통춤 여섯 마당이 이어졌다.

일요일 오후 4시, 모처럼 소극장이 꽉 찼다. 통로까지 점령한 50여 명의 관객과 열대여섯 명의 출연자, 제작진으로 객석과 조정실이 빽빽했다. 사회적 거리를 두지 않고, 다닥다닥 붙어 앉았다. 불편하지만 가까이에서 출연자의 들숨 날숨까지 볼 수 있는 소극장 공연의 매력을 마음껏 누렸다.

프로페셔널 춤꾼과 프로페셔널 관객이 만들어 내는 호흡이 소극장의 오밀조밀한 맛과 어우러져 60분이 넘는 동안 한껏 흥을 돋우었다.

 

2. 불혹지무 시리즈 3 - '가인여옥' 서보근, '살풀이춤' 박진미 ⓒ이재봉
2. 불혹지무 시리즈 3 - '가인여옥' 서보근, '살풀이춤' 박진미 ⓒ이재봉

 

‘시간이 없어 연습을 하나도 못했다.’던 단톡방에서의 너스레, ‘어제 잠을 못 잤다, 떨려 죽겠다.’던 리허설 때의 호들갑도 그냥 하는 말에 지나지 않았다.

프로페셔널의 모든 초점은 본 공연에 맞추어져 있다. 저마다 짧게는 2년~3년, 길게는 20년~30년 동안 갈고닦은 춤! 한 작품, 한 작품 사고 없이, 때로는 애절하게, 때로 흥겹게 이어갔다.

‘불혹지무’는 선후배 뒷바라지로 정작 자기 무대에 소홀한 40대를 위한 무대로, 대구문화창작소가 지난 2020년에 처음으로 기획해, 3년째 이어오고 있다. 대구 지역에서 한국전통무용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40대 춤꾼 여섯 명이 스스로의 춤을 되짚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 걸음 더 딛기 위한 수련의 과정이다.

매년 돌아가며 연출을 맡는데, 당해 연출자는 대구문화창작소와 함께 전반적인 준비와 무대연출 등을 돌본다. 올해 연출을 맡은 송림무용단 박성희 대표는, 같은 시대를 살며 희로애락의 기억을 함께하고 있는 우정을 뽐내며, ‘이 멤버 리멤버’를 외치는 동료들과의 우정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바랐다.

 

3. 불혹지무 시리즈 3 - '태평무' 장윤정, '화선무' 이정진 ⓒ이재봉
3. 불혹지무 시리즈 3 - '태평무' 장윤정, '화선무' 이정진 ⓒ이재봉

 

다섯 명이 경북예술고등학교 동문이다. 졸업 후 각자 진학한 학교에서 우리 춤에 매진했고, 그중 세 명은 같은 직장에서 만나 15년 이상 한솥밥을 먹었다. 대구무용협회 이사로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세 명도 있다.

학교에서, 무용단에서, 연습실에서 주어진 길을 걸으며, 다른 춤을 추면서도 늘 옆에서 서로를 지켜보는 동료들이다. 채찍으로 삼고, 위로를 받는 서로의 눈길이다.

각기 다른 스승으로부터 배우고, 익힌 춤은 다양한 우리 춤의 맥을 잇고 있으며, 한자리에 모으면 자연스럽게 ‘한국전통춤박람회’가 된다.

임이조류, 김숙자류, 장유경류, 한영숙류(박재희류), 권명화류. 각 춤을 잇고 있는 전문가를 일부러 초대하지 않고서는 같은 지역 안에서 한 번에 보기 어려운 유파 구성이다.

 

4. 불혹지무 시리즈 3 - 공연 후 관객과 함께 기념찰영 ⓒ이재봉
4. 불혹지무 시리즈 3 - 공연 후 관객과 함께 기념찰영 ⓒ이재봉

 

공연 후 여섯 명의 뒤풀이 자리는, 21세기를 사는 ‘대한민국 아줌마’로서의 동병상련과 더불어 대구무용계의 어른들, 후배들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번에도 ‘전통춤 추는 30대가 없다’며, ‘각자 한 명씩 찾아와 불혹지무 무대에 특별출연으로 세워 주면 어떻겠노?’라며 염려를 했다.

해마다 달랐던 행사시기를 ‘매년 6월 셋째 주 토요일 오후 4시’로 기준을 잡았다. 음력 4월, 5월이다. 각자 집안 행사 일정을 고려했다. 그리고 내년부터 입장료를 받기로 했다. 회비도 모으기로 했다. 10회 때 대극장 공연을 위하여!

‘대구문화창작소 불혹지무 시리즈 3’은 현장 관객과 더불어 유튜브 퍼팩토리소극장 채널 생중계를 통해 온라인 관객도 함께 감상했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같은 채널에서 누구나 시청할 수 있다.

‘불혹지무’가 40회를 맞는 그날까지 모두의 안녕과 건승을 바란다.


※ 외부 기고 및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주요기사

관련기사

 
문화뉴스

독자와 공감을 통해 더 나은 내일을 만들겠습니다.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