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의 첫 뮤지컬 데뷔, 그녀가 해석한 '마타하리'
8월 15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사원의 춤'을 추는 솔라
'사원의 춤'을 추는 솔라

[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삶을 살아가면서 한 줄기의 소망이 비취는 순간은 참 소중하다. 그 순간의 선택이 앞으로의 나를 완전히 뒤바꾸기도 한다. 

과거 아이를 잃고 실의에 빠진 그녀 앞에 인도네시아 자바 여인들의 무희가 펼쳐졌다. 그 춤에서 영감을 받은 그녀의 몸짓에 안나는 마가레타에게 무대에 서볼 것을 제안한다. 그녀는 파리에서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마가레타’라는 이름으로 세계 최초 스트립 댄스를 선보인다. 

극의 첫 시작은 마타하리가 죽은 지 37년이 지난 어느 날. ‘파리 해부학 박물관’에서 희대의 스파이, 마타하리의 머리가 공개될 예정이었다. 

 

남자 대 남자_이창섭,최민철
남자 대 남자_이창섭,최민철

죽어서도 그녀의 시신은 수습되지 못하고 몸은 의학 연구용으로 기증되고, 머리는 파리 해부학 박물관에 전시되었다. 흔적 없이 사라진 마타하리의 머리, 한 노인이 그 자리에서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한다. 

그녀의 머리가 사라진 현재 시점에서 연인이었던 늙은 아르망의 서술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액자식 구조를 띤다. 마타하리를 향한 아르망의 애절한 노래가 함께 늙어온 것이 아님을 예상케 한다.

EMK뮤지컬컴퍼니의 손길이 닿은 뮤지컬들은 그만의 분위기가 있어 어느 정도 뻔한 대사와 상황, 예상대로 흘러가는 결말이다. 그 사이 절절한 사랑을 꼭 담아내곤 하는데, 굉장히 오랜만에 둘의 서사에 진심으로 슬펐고 안타까웠다. 역시 새로운 색채를 가진 몇몇 배우들의 출연이 극에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아르망 이창섭과 마타하리 솔라
아르망 이창섭과 마타하리 솔라

마타하리와 아르망의 첫 만남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경비행기를 몰다가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졌던 파일럿 아르망은 하필 센 강에 불시착했고, 그 주변을 거닐던 마타하리의 도움을 받았다.

마타하리가 본명으로 자신을 소개할 때 이미 이 둘은 서로에게 운명처럼 끌렸다. 마타하리에게 ‘마타하리’란 숨기고 싶은 현재이며, ‘마가레타’의 삶도 하얗게 분칠하듯 지워버리고 싶었던 과거이다. 

하지만 아르망은 그녀의 숨기고 싶은 현재를 응원하며 과거는 그저 과거로 볼 뿐이었다. 아르망의 캐릭터를 이토록 매력적으로 소화시킨 김성식 배우의 새로운 모습은 극을 더 집중하게 만들었다.

솔라의 뮤지컬 데뷔도 성공적이었다. 대사만 할 땐 어색한 감이 있지만 몰입에 크게 방해가 되진 않았다. 상대 배우 김성식의 노련함과 솔라의 톡톡 튀는 새로움이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뮤지컬 '마타하리' 앙상블
뮤지컬 '마타하리' 앙상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는 과정을 표현하는 구간이 인상 깊었다. 전쟁 속에서의 예술이 어떤 감정과 의미를 전달하는지 뮤지컬 <마타하리>로 언뜻 볼 수 있었다. 

화려한 무대와 형형색색의 조명은 고통의 비명과 희생되는 청년들의 피와 상반되면서도 같은 색을 내고 있었다. 마타하리의 의상실과 무대들이 붉은색으로 표현된 건 그녀 또한 전쟁 같은 삶이 끝날 듯 끝나지 않는 불안정한 상황임을 느낄 수 있었다.

마타하리의 죽음을 그리는 방식도 기억에 남는다. 죽기 전 옥에 갇힌 마타하리.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다 모였다던 순간, 안나와 아르망 단 둘뿐이었지만 어떤 장면보다 꽉 차 있는 느낌이었다. 쉽게 끊어지지 않길 바랐던 이들의 관계가 마타하리의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가슴 아팠다.

 

심문을 받는 마타하리
심문을 받는 마타하리

마타하리는 어린 시절과 결혼생활의 성적 학대를 받은 피해자이다. 당시 남편을 잃은 여성이 살아가기엔 너무나 벅차고 고통스럽던 시대. 여성의 권리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들에 마타하리는 주변 남성들이 지시한 삶 대신 그녀가 스스로 선택한 인생을 사는 것이 범죄가 되었음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전쟁의 희생양이 되어 제물로 바쳐진 그녀의 삶을 재조명한다. 

세 번째 시즌을 맞은 뮤지컬 ‘마타하리’는 한층 깊어진 서사와 새로운 넘버들이 추가되었을 뿐 아니라, 벨 에포크 시대의 프랑스 파리 특유의 화려한 풍경 등을 담은 환상적인 무대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여기에 옥주현, 솔라, 김성식, 이홍기, 이창섭, 윤소호, 최민철, 김바울 등 배우들의 열연으로 올여름 완벽히 새로워진 매혹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한편, 뮤지컬 ‘마타하리’는 샤롯데씨어터에서 8월 15일까지 만나볼 수 있으며 멜론 티켓과 인터파크 티켓, 샤롯데씨어터 공식 사이트에서 예매할 수 있다.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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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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