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로 부르는 오페라, 전 공연 라이브 연주
오페라, 뮤지컬, 연극을 넘나드는 구성

사진=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운영위원회 제공
사진=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운영위원회 제공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지난 4월 23일부터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제20회 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창작오페라 ‘텃밭킬러’, ‘로미오 vs 줄리엣’, 번안오페라 ‘비밀결혼’, ‘리타’가 관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의 특징은 모두 우리말로 공연한다는 점과 MOV앙상블의 라이브 연주입니다. 번안오페라와 창작오페라 모두 오페라, 뮤지컬, 연극을 넘나드는 구성, 코믹적인 요소가 가득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오페라입니다.

‘텃밭킬러’, ‘로미오 vs 줄리엣’, ‘비밀결혼’을 관람했으며, 아쉽게도 ‘리타’는 시간이 맞지 않아 관람할 수 없었습니다. 텃밭킬러’, ‘로미오 vs 줄리엣’은 GV(관객과의 대화), ‘비밀결혼’은 관람 후기 위주로 살펴보겠습니다. 

 

번안오페라

치마로사(D. Cimarosa) 작곡 ‘비밀결혼’

 

비밀오페라 공연장면 (사진=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운영위원회 제공)
비밀오페라 공연장면 (사진=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운영위원회 제공)

 

번안오페라 ‘비밀결혼’의 스토리는 이탈리아 볼로냐의 제로니모가 영국 로빈슨 백작에게 첫째 딸 엘리제타를 결혼시키려는 이야기입니다. 로빈슨 백작이 엘리제타와 결혼하겠다는 편지를 받고 기뻐하는 제로니모. 그때 갑자기 로빈슨 백작이 등장합니다. 제로니모가 로빈슨 백작에게 ‘영국에서 이탈리아까지 이렇게 빨리 도착하냐’는 대사로 웃음 포인트가 시작됐습니다.

제로니모의 의도와는 다르게 로빈슨 백작은 둘째 딸 카롤리나를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카롤리나는 집안에 일을 도와주고 있는 파올리노와 비밀결혼한 상태라 세 사람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집니다. 또한 제로니모의 여동생이자 자매의 고모인 피달마는 파올리노를 짝사랑하고 있어 관계의 매듭은 풀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비밀결혼 커튼콜
비밀결혼 커튼콜

 

엘리제타는 자신의 동생 카롤리나가 로빈슨 백작에게 잘보이려 한다는 오해를 하고 카롤리나를 시기합니다. 좀처럼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관계의 열쇠는 의외로 로빈슨 백작이 쥐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관계에 대해 알고 오페라를 관람하면 극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비밀결혼’의 신스틸러는 로빈슨 백작역이었고, 로빈슨 백작역을 맡은 성악가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대사는 ‘비밀결혼’을 관람하는 맛을 배가 시켰습니다. 큰 웃음은 아니었지만 잔잔한 웃음과 한국어 오페라를 편안하게 관람하고 싶다면 ‘비밀결혼’이 안성맞춤이 아닐까 합니다.

 

창작오페라 ‘텃밭킬러’ GV

 

텃밭킬러 공연 장면 (사진=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운영위원회 제공)
텃밭킬러 공연 장면 (사진=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운영위원회 제공)

 

4월 28일 공연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홍정미 연출은 “힘없는 어미, 가진 게 없는 가족들, 가족이 가진 유일한 재산인 금니 3개. 파국을 예고하고 있지만 가는 길목은 가볍게 함께 가려 했다”며 연출의도를 설명했고, 관객과의 문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초연 시는 늦가을이었다. 작품에서 큰 사건이 일어나지 않고, 큰 사건이 없는 것 또한 요소이다. 드라마 시작과 끝에 다른 게 있어야 하기에 장마전선이 북상하고 있다는 시그널로 계절을 옮겨 왔다”며 기상과 관련된 화면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안효영 작곡가는 “오페라에서 캐릭터가 나와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음악으로 캐릭터를 온전히 드러낼 수 있게 노력했다, 오페라와 뮤지컬적인 요소가 많아 성악가가 힘들었다. 새로운 시도를 잘 해줘 작곡가로 행복했다”며 성악가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텃밭킬러' 관객과의 대화
'텃밭킬러' 관객과의 대화

 

진로역의 바리톤 최병혁은 “창작오페라의 캐릭터는 아무도 해보지 않은 것을 해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고 했으며, 골륨역의 메조소프라노 김향은은 “살아남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독한 할머니 역할이다. 할머니 연기를 하기 위해 무릎을 구부리고 지내다 보니 무릎에 무리가 갔다”며 맡은 배역의 소회를 밝혔습니다. 

홍정미 연출은 오페라와 뮤지컬의 차이에 대해 “점점 장르가 파괴되고 있다. 한국말로 된 오페라에 작곡법을 얹었다. 음향효과도 사용했다. 17~18세기의 오페라와는 다른 모습으로 오늘날의 현장에 맞게 변해가고 있다”고 했으며, 안효영 작곡가는 “뮤지컬 가수가 부르냐 오페라 가수가 부르냐에 따라 작곡이 달라진다. 성악가는 성악적으로 소화가 가능해, 훨씬 더 많은 것을 시도할 수 있다”며 작곡가의 입장에서 차이점을 언급했습니다.

또한, 음악적으로 피아노 많이 쓰이는 이유에 대해서 “연주 가능한 최대 인원이 7명이다. (한정된 악기 중) 피아노가 여러 효과를 낼 수 있어 피아노를 사용했다”고 했습니다. 

 

창작오페라 ‘로미오 vs 줄리엣’ GV 

 

'로미오 vs 줄리엣' 공연 장면 (사진=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운영위원회 제공)
'로미오 vs 줄리엣' 공연 장면 (사진=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운영위원회 제공)

 

4월 29일 공연 후, 가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조은비 연출은 “대칭적인 무대디자인이고, 작가님도 데칼코마니적으로 글을 썼다. 처음부터 끝까지 ‘몇 번을 말해’로 끝난다. 데칼코마니처럼 처음 만난 부부의 느낌과 마지막은 어떤 감정이고 결론일까를 고민하다 작품을 올렸다”고 연출의도를 설명했습니다.

박춘근 작가는 “부부 싸움하면 나중에 내가 한 말을 듣게 되고 또는 그대로 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가지고 온 이유는 처음은 로미오와 줄리엣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생활에 치인 채 속마음은 ‘로미오 vs 줄리엣’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라며 배경을 언급했습니다.

 

'로미오 vs 줄리엣' 관객과의 대화
'로미오 vs 줄리엣' 관객과의 대화

 

신동일 작곡가는 “플룻은 여자, 클라리넷은 남자를 표현했다. 현악기는 연결해주는 브릿지 역할이다. 창작오페라에서 악기 파트를 신경 쓰면 노래가 잘 안 들린다. 성악가의 노래가 잘 들리도록 했다”며 음악보다는 성악가에 중점을 뒀다고 했습니다.

조은비 연출은 “(네모 박스들은) 자기 짐을 쌓아 놓고 나가려는 부부이다. 성악가 부부의 특징은 악보와 포스터, 이태리어, 프랑스어 사전 등이다. 성악가 부부의 캐릭터를 미니멀하게 표현했다”며 무대디자인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로미오역의 테너 이사야와 줄리엣역의 소프라노 오효진은 각각 성악가 부부로 ‘부부생활에서 느끼는 감정을 공감할 수 있었고, 솔직히 담아내려 했다’고 전했습니다. 

우리나라 창작오페라와 번안오페라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제20회 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의 ‘비밀결혼’은 5월 3일 19시 30분, 5일 15시, ‘로미오 vs 줄리엣’ 4일 15시, 19시 30분, ‘리타’ 6일 19시 30분, 8일 15시, ‘텃밭킬러’ 7일 15시, 19시 30분의 공연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주요기사


 
김창일 기자

독자와 공감을 통해 더 나은 내일을 만들겠습니다.

최신기사
인기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