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이지만 모두가 한마음이 된 작품
예술감독으로 더 이상 무용을 할 순 없지만, 창작활동을 통해 무대에 설 것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한국발레협회는 지난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서강대 메리홀에서 제24회 창작신인안무가전을 개최됐다. 창작신인안무가전은 클래식 발레를 기반으로 실험적이고 참신한 창작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오디션을 통해 9명의 안무가들이 창작안무를 선보였다. 이 중, ‘비발레단’ 권보빈 안무가의 ‘Unbreakable’이 최우수 안무가상을 받았다. 권보빈 안무가를 만나 이번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창작신인안무가전 최우수안무가상 수상자, 비발레단 권보빈 예술감독
창작신인안무가전 최우수안무가상 수상자, 비발레단 권보빈 예술감독

 

제24회 창작신인안무가전 최우수안무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공연 당일 조명이나 무대 상황이 따라주지 않아 힘들었던 공연이었어요. 하지만 제 마음처럼 무용수들이 최선을 다해 한 마음이 되어 춤추었기 때문에 후회나 아쉬움은 남지 않아요. 다른 방면으로 작품을 해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제게도 오히려 큰 배움이 되는 공연이었죠. 무엇보다 저에게 주신 이번 상은 무용수들과 함께 땀 흘리며 고생했던 시간과 노력의 상이라고 생각해요.

안무가님은 어떤 계기로 발레를 시작하셨나요? 

어릴 적 안짱다리로 걸어 다녔던 적이 있는데, 아버지께서 라디오에서 발레를 배우면 안짱다리가 고쳐진다는 걸 들으셨어요. 그래서 집 앞 문화센터에 발레 수업을 듣게 하셨죠. 하다 보니 힘든 점도 있었지만, 그 안에서 느끼는 발레의 매력이 있어서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부모님께서 발레전공을 반대했지만, 저는 발레가 너무 좋아서 전공을 하게 됐어요. 졸업 후 광주발레단과 서울발레시어터에서 활동을 했어요. 

 

짧은 시간이지만

모두가 한마음이 된 작품

 

창작신인안무가전 'Unbreakable' (사진=한국발레협회 제공)
창작신인안무가전 'Unbreakable' (사진=한국발레협회 제공)

 

비발레단은 언제 설립됐나요? 

비발레단은 한달전에 탄생한 신생발레단이에요. 하나씩 레퍼토리를 만들고 있죠. 제가 만든 건, 석사 졸업 작품 <유빙(流氷)>을 발판으로 빛과 어둠으로 삶의 순환을 표현한 <The Circle Of Life>, 한 아이의 희생의 대가로 유지되는 마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Wings>, 이번 신인안무가전에서 안무한 <Unbreakable>이 있어요. 

무용단을 만들고 예술감독을 하다 보니 이제 무용은 못할 거 같아요. 발레단을 만들고 나니 할 게 너무 많더라고요. 만들고 싶은 작품은 많은데 하나씩 해보려고요. 

창작신인안무가전에서 ‘Unbreakable’을 선보이셨습니다. 유리천장을 주제로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안무에서 여자들이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쳐요. 보이지 않는 벽을 깬 것처럼 춤을 추지만, 실제로는 깨지 못했다는 걸 표현했어요. 유리천장이 없길 희망한다는 메시지에요. 한계가 없이 올라가고 싶은 욕구를 표현했죠. 

특정 소수민족에 대한 인식 또한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어요. 성별, 인종, 계층 등 아직도 유리천장은 존재하기 때문이죠. 사회적문제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안무를 하게 됐어요.

 

창작신인안무가전에 함께 한 무용수들과 (사진=비발레단 제공)
창작신인안무가전에 함께 한 무용수들과 (사진=비발레단 제공)

 

안무 시, 중점을 두셨던 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작품을 만들 때 가장 고민을 하는 부분은 장과 그 다음장의 연결 과정이에요. 장면에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갈 때의 브릿지, 즉 얼마나 매끄럽게 연결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요. 또한 제 3자의 객관적인 눈으로 이 작품을 바라봤을 때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객석의 시각을 잃지 않도록 애쓰는 편이에요. 

준비는 얼마나 하셨나요?

코로나로 발표가 늦어졌어요. 무용수들과 한달 반 정도 준비를 했어요. 여러 명이 모이다 보니 시간을 잡기 어려웠어요. 밤 11시에 만나서 새벽 2시까지 연습하고, 다음날 출근했어요.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예술감독으로 더 이상 무용을 할 순 없지만,

창작활동을 통해 무대에 설 것

 

 

창작발레에 새로운 해석을 더하는 권보빈 안무가
창작발레에 새로운 해석을 더하는 권보빈 안무가

 

무용수로서 지금까지 해 왔던 작품과 배역 중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현역시절 공연했던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로이토비아스 선생님의 추모하기 위해 했던 공연이에요. 당시 박재홍 교수님과 박선희 선생님이 유니버설발레단 현역시절 주역으로 춤추셨던 배역을 맡게 되었는데, 제가 가장 존경하는 스승님들의 공연을 다시 올릴 수 있게 되어 뜻깊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신 로이토비아스 선생님을 위해 제자들이 추모공연을 한다는 것 또한 뜻깊은 공연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공연에 제가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다른 공연과는 감회가 달랐죠.

발레를 보면, 어려운 동작이 많아 부상의 위험성이 항상 있습니다. 화려하게 보이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가 밑바탕이 돼야 할 직업 중 하나라고 보입니다. 무용수로서 자기 관리는 어떻게 하셨나요?

네 얼마전까지 현역 무용수로 활동할 때는 부상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충분한 웜업과 운동으로 관리했어요. 현재는 철저한 자기 관리보다는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죠.

몸으로 연기하지만 표정 연기 또한 발레에서 빼놓을 수 없습니다. 현역시절에 표정연기도 연습하셨나요?

무용수는 온 몸으로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직업이다 보니 아무래도 표정 역시 중요하죠. 하지만 저는 따로 표정연기를 하지 않았어요. 그저 그 역할에 대해 고민과 연구를 많이 하고, 진심으로 그 역할에 집중과 몰입을 할 때 무용수는 비로소 역할과 하나되는 순간을 느낄 수 있어요. 마치 배우처럼요. 몰입하다 보면 표정 연기는 자연스럽게 나온 거 같아요.

 

무용수에서 비발레단 예술감독으로 활동을 넓힌 권보빈 안무가 (사진=비발레단 제공)
무용수에서 비발레단 예술감독으로 활동을 넓힌 권보빈 안무가 (사진=비발레단 제공)

 

‘위드 코로나’로 공연활동에 늘어날 것 같습니다. 앞으로 공연 계획은? 

잠시 멈췄던 공연계가 ‘위드 코로나’로 인해 조금은 숨 돌릴 수 있게 되어 다행이에요. 비발레단은 이제 갓 만들어진 신생 발레단이기 때문에 계획중인 공연이 아직 많지는 않아요. 하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좋은 무용수들과 많은 작품, 공연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천천히 조급하지 않게 하나씩 공연을 마무리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의 포부도 말씀해주세요.

제가 생각하는 발레단은 거창하거나 특별하지 않아요. 무용수가 춤출 수 있고 그것을 봐줄 수 있는 관객이 있다면 언제 어디나 무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하며 발레가 우리의 일상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발레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국발레협회 제24회 창작신인안무가전 우수안무가상을 수상한 류형수 안무가의 인터뷰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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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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