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여부 작성한 인수증 못 받았다면, 세탁소가 손해배상 책임져

사진= pixabay 제공

[MHN 문화뉴스 황보라 기자] 세탁소에 맡긴 운동화가 훼손된 채로 돌아왔다면, 세탁소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나발발씨는 월급날 꿈에 그리던 16만원 상당의 흰색 가죽 운동화를 구매한 후 여기저기 신고 다니며 거리를 활보했다. 7개월 정도가 지나자 나발발씨는 세탁소에 4000원을 주고 때가 탄 운동화를 맡겼다.

그러나 찾아온 운동화는 가죽이 마모되고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나발발씨는 이를 문제삼아 세탁소에 운동화를 다시 맡겼으나, 이후에도 경화현상만 다소 나아졌을 뿐 마모된 현상은 개선되지 않았다. 이에 나발발씨는 세탁소에 세탁비를 포함한 손해배상을 요구했고, 세탁소는 과실을 부정하며 손해배상을 거부했다. 

그러자 나발발씨는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신청을 하며, 세탁소에 맡긴 후에 이상 현상이 발생하였고, 재세탁 후에도 경화현상만 다소 개선됐을 뿐 마모 현상은 그대로였으며, 본인 소유의 더 오래신은 흰색 가죽 운동화보다 문제된 운동화의 상태가 더 좋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착화습관이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세탁과실에 따른 손해배상과 세탁비 환급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세탁소는 나발발씨로부터 운동화를 인수했을 때부터 상태가 좋지 않았고, 한국소비자원의 신발제품심의위원회에서 운동화 훼손의 원인이 세탁 과정상 발생한 것인지 착화 환경에 따른 문제인지 단정못해 세탁과실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발발씨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른 운동화의 잔존가치 112,000원(= 구매대금 160,000원 × 70%) 중 50%인 56,000원을 환급할 의사는 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세탁 전부터 운동화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한 세탁소의 주장이 다음과 같은 사정으로 이유없다고 판단했다.

먼저, 세탁소가 세탁물의 하자유무가 작성된 인수증을 나발발씨에게 교부하지 않았다.

또한 「세탁업 표준약관」 제3조 제1항이 '세탁업자는 고객으로부터 세탁물을 인수할 때 세탁물의 탈색․손상․변형․수축․오점 등의 하자여부를 확인하여야 합니다. 이를 해태하여 발생한 피해는 세탁업자가 책임을 집니다'라고 명시하고 있어, 인수증 미교부로 인해 발생한 손해 및 그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은 세탁업자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수 당시 운동화에 이미 하자가 있었음을 입증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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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이 사건에서 신발제품심의위원회가 이상 현상을 세탁과실로 단정지을 수 없다고 판단한 점, 나발발씨가 착화 과정에서 운동화를 훼손하여 그 손해가 발생 및 확대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세탁소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아울러 「세탁업 표준약관」제9조 제1항 및 제2항에 따르면, 세탁업자의 책임있는 사유로 세탁물이 손상, 색상변화, 얼룩 등의 하자가 발생였을 때에는 세탁업자가 고객에게 세탁요금을 청구하지 못하므로 세탁비 4,000원을 나발발씨에게 환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세탁소는 나발발씨에게 손해배상액 67,000원(112,000원 × 60%, 1,000원 미만 버림) 및 세탁비 4,000원을 합산한 금액 71,000원을 환급하고, 나발발씨는 세탁소에 해당 운동화를 반환하는 것으로 분쟁은 일단락되었다.

세탁물을 맡길 당시에 세탁업자가 하자유무를 작성한 인수증을 교부하지 않았다면, 「세탁업 표준약관」상 손해배상 책임이 세탁업자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인수증 교부여부가 세탁소에서 발생하는 손해배상 문제의 핵심이다. 다만, 위 사건과 같이 소비자원 소속 심의위원회의 판단 등 사안별 사정에 따라 책임이 감경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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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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