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와 라오스 오가며 헐크 재단 재원 모으기에도 '열심'

▲ 전국 각지를 돌면서 헐크 재단 기부 동참자 모집에 열심인 이만수 감독. 가장 낮은 곳에 임하는 방법을 알기에 가능하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최근 한 달 동안 프로야구계 최대 이슈는 '감독 교체', 'FA 거취 및 계약 소식', '외국인 선수 재계약 여부 및 보류 선수 명단'이었을 것이다. 삼성과 넥센, 그리고 SK와 kt는 사령탑 교체 카드를 꺼내 들면서 팀 분위기를 쇄신했으며, 많은 이야깃거리를 생산해 낸 한화는 김성근 감독의 잔여 계약 기간을 지켜주는 조건으로 박종훈 전 NC 이사를 단장으로 임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시즌 프로야구 감독 교체율은 40%로 최종 파악됐다.

이러한 인사이동 속에서 감독 교체를 고려한 구단들이 새 감독 영입 후보로 손꼽은 '전직 프로야구 감독들'도 분명 있었다. 김재박 KBO 위원에서부터 시작하여 선동열 전 KIA 감독, 한대화 전 한화 감독이나 이순철 전 LG 감독 역시 그러한 후보군으로 언급할 수 있다. 언제 현장으로 복귀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인사들이라는 점에는 큰 이의를 제기할 필요가 없을 듯 싶다.

그러나 감독 유력 후보군임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 사령탑 인사이동이라는 이슈에 '크게 관심 없다는 듯' 묵묵하게 자신의 갈 길을 가는 전직 프로야구 감독도 있었다. 이만수 전 SK 감독이 그러했다. 헐크 재단 설립 이후 전국 각지에 야구 재능 기부에 열심임은 물론, 라오스와 국내를 오가며 정신없는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야구 읽어주는 남자, 야구 보여주는 남자 38번째 이야기는 이만수 감독(겸 헐크 재단 이사장)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만수 감독, "야구 꿈나무들, 꿈을 이룰 수만 있다면!"

요즘 이만수 감독은 상당히 바쁘게 움직인다. 헐크 재단 설립 후 해야 할 일이 많아졌는데, 특히 재원을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재능 기부와 함께 '후원자'를 모집하는 일에 더욱 열중하고 있다. 특히,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기부 약정서를 들고 다니며, 재단 설립의 취지를 알리고 후원을 요청하는 일은 이만수 감독의 가장 큰 일상 업무가 됐다.

"별 뜻은 없습니다. 함께 할 때 더욱 강해지는 헐크 재단으로 자리 잡기 위함이지요. 물론 이러한 제 모습을 본 아내는 저에게 앵벌이같다고 놀리고 있지요(웃음). 하지만, 월 1만원 후원자 모집에 온 힘을 쏟아도 모자를 판입니다."

사실 이만수 감독이 헐크 재단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국내 야구 꿈나무들이 자라나는 과정에서 지역적/경제적 불균형을 해소함으로써, 적어도 학생 야구에서는 동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데 그 목적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설혹 프로야구 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당당한 사회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자원하려는 것이 헐크 재단 설립의 근본적인 목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야구를 했기 때문에, 사회에서 전인(全人)으로 거듭날 수 있는 인재가 되고, 그 인재들이 모여 다시 헐크 재단을 지원하는' 것이 이만수 감독이 바라는 최고의 이상향인 셈이다.

아울러 헐크 재단의 또 다른 눈은 라오스를 향하고 있다. 라오스의 소외 청소년들에게 기본적인 교육 및 생활환경을 제공해 주고, 스포츠를 통해 삶의 의욕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최종적인 목표는 라오스 야구장 건립을 통하여 국내 야구계의 위상을 높이고, 동남아시아 야구 발전에 큰 몫을 담당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일을 개인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어렵기에, 좋은 일에 동참하고 싶어하는 이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고 싶은 것이 이만수 감독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렇습니다. 좋은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많은 분들의 뜻을 참여의 장으로 이끌어 내어 함께 이 일들을 해 나가고 싶습니다. 제가 굳이 서울시 50+ 홍보대사를 맡은 것도 이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고 기회를 얻지 못해서 못한다는 점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만남의 기회가 있을 때 마다 기부 약정서를 내밀며 부탁을 하게 된 것입니다. 네, 맞습니다. 처음에는 부끄럽기도 하고, 내가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는가 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어김 없이 집에 돌아와 헐크 재단을 왜 설립 했는지 초심을 새기며, 마음을 다스립니다."

이렇게 기부의 뜻을 전하다 보니, 뜻밖의 기부 약정자를 만나기도 한다. 10년 단골인 동네 미용실에 이발을 하러 가던 도중, 근무자 네 분이 "좋은 일 하시는데 동참하고 싶다,"라며 모두 기부를 약정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들보다 형편이 더 좋아 보이는 이들에게 부탁해도 수없이 거절당한 후에 생긴 일이라 마음에 큰 힘이 되었다는 것이 이만수 감독의 말이다.

"세상 어디에서인가 헐크 재단이 하는 일에 동참하고 싶어 하는 후원자들이 숨어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얼마 전에는 넥센 코치로 있던 최상덕 후배가 넥센 선수들과 함께 재단 후원자가 되기로 하고 약정서를 보내왔습니다. 후원 약정서에 쓰여진 낯익은 야구 후배 선수들의 이름을 보면서, 야구계 선배로서, 야구계를 위해 바르게 가야겠다는 다짐을 더하기도 했지요."

다행스러운 것은 헐크 재단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후원 문의가 들어온다는 점이다. 대가를 바라며 몇 십억씩 뭉칫 돈으로 억지 기부하는 것보다 야구가 좋아서, 헐크 재단에서 하는 일을 도와주고 싶어서 기부하는 만원의 기부자가 고맙고 소중하다는 것이 이만수 감독의 말이다. 만원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그 뜻들을 모아 야구를 통해 우리 사회에 한 귀퉁이라도 밝힐 수 있고 더 나은 삶이 되도록 꿈과 희망을 전달하고 싶다는 말로 이만수 감독은 지금도 만 원의 기부를 받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만 원은 커피 두 잔, 식사 한 끼 정도의 액수입니다. 그래도 매달 꾸준히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요. 이제 후원자가 늘어나면, 재단의 책임도 더 커진다는 것을 압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헐크 재단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만수 감독의 바람이 현실이 되는 날, 음지에 가려진 한국 야구의 어두운 면도 밝은 빛으로 밝혀질 것이다.

※ 헐크 재단 기부 문의 : 페이스북 헐크 파운데이션 페이지(https://www.facebook.com/leemansoo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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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김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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